사상 최고가 최단 기간 거래…주택시장 갖가지 신기록
━ 2021년 주택시장 10가지 진기록 공급 부족 매달 두 자릿수 가격 상승률 10채 중 6채 2주 이내 계약 초스피드 투자용 주택·세컨드 홈 수요 ‘폭발적’ 2021년 주택시장은 갖가지 신기록을 수립했다. 팬데믹은 어디서, 언제, 왜, 어떻게 집을 사는지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꿨다. 집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택 재고는 사상 최저였으며, 또 세컨드 홈에 대한 수요 또한 사상 최대였고, 살던 곳을 떠나 타지로 떠나려는 규모도 역대 최대였다. ‘레드핀’ 부동산의 데릴 페어웨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와 미국인의 삶의 기본을 뒤흔든 팬데믹은 올해 주택시장에 통상적이지 않은 변화를 일으켰다”며 “바이어는 계획보다 이르게 더 비싸게 샀고, 더 먼 외곽까지 고려했으며, 부의 정도에 따라 저금리를 활용해 또 다른 집을 사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택 중간값 40만불 지난 6월 전국 주택 중간값은 38만6000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보다 24.4%나 오른 것이다. 아직 연말까지 월별 확정치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으로 조사 기관에 따라 이미 3분기에 40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내내 집값은 부족한 주택 공급과 넘치는 수요가 겹치며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로 상승했다. 그 결과로 전국 거의 모든 주택시장의 집값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매물 부족 심화 6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 매물로 등록된 주택은 138만채에 그쳤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6월에 비하면 23% 줄어든 것이다. 미국의 주택 공급 부족은 복합적인 요인에서 기인했다. 시작점을 낮은 모기지 이자율로 보면 집을 사는데 드는 부담이 줄어들면서 수요가 늘었지만, 신축 규모는 이에 부응하지 못했고, 저금리로 집을 파는 대신 재융자로 버티는 홈오너가 늘면서 매물은 늘어나지 못한 것이다. ▶주택 거래 기간 15일 6월과 7월에 주택이 팔리는 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15일에 불과했다. 사상 최단 기간으로 지난해 6월에는 39일이었던 것이 급감한 것이다. 이렇게 빨라진 주택 거래 속도는 매물 부족 때문이다. 집을 사려는 이들이 마음은 급한데 마땅한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온라인 등에 집이 나오면 실제로 가보지도 않고 계약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61% 2주 이내 계약 주택시장의 빨라진 시간표를 대변할 수 있는 또 다른 기록으로 매물로 등록된 뒤 계약에 돌입하는 기간이 단축된 것도 있다. 지난 3월 기준 매매 계약에 들어간 전체 주택 중 61.4%는 리스팅된 뒤 2주 이내에 바이어를 찾은 것으로 사상 최고치로 나타났다. ▶56.5% 호가 이상에 거래 6월에 거래된 주택 중 56.5%는 최초 호가인 리스팅 가격 이상에 최종적으로 팔렸다. 사상 최대 규모로 호가 이상에 거래된 주택 비중은 1년 전보다 29.6%포인트 크게 높아졌다. 6월에 팔린 주택은 호가보다 평균 2.6%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셀러가 제시한 가격보다 비싸게 팔린 최대 이유는 단연 바이어 사이의 경쟁 때문이다. 4월 레드핀이 참여한 거래에서 거의 4분의 3은 복수 오퍼가 나오며 경쟁이 이뤄졌다. ▶모기지 이자율 사상 최저 올해 초인 1월 7일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 이자율은 2.6%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로 나타났다. 국책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 맥에 따르면 197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사상 최고는 1970년대 말 19%에 육박했던 적도 있다. 낮은 금리는 올해 주택구매 열풍의 한 원인으로 작동했고 결과적으로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투자용 주택 구매 증가 3분기 전국적으로 팔린 주택 중 18.2%는 부동산 투자자들이 사들인 것이었다. 지난해 3분기 11.2%에서 크게 늘어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이 기간에 636억 달러 규모의 주택이 투자자들에 의해 매입됐고 이는 지난해 3분기 357억 달러보다 78%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엄청난 현금 동원력을 가진 투자자에 밀려 개인 바이어는 상대적으로 더욱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세컨드 홈 수요 2배 증가 지난 1월 세컨드 홈에 대한 수요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91% 증가해 2015년 이후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이후 여름 성수기에 다소 주춤했지만, 관련 지표는 최근 다시 80% 이상 증가세로 상승 반전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늘어난 세컨드 홈에 대한 수요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해안가나 스키장 근처 휴양지 주택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10명 중 3명 타 도시 꿈꿔 재택근무 확대의 영향으로 거의 3분의 1의 미국인이 다른 도시로 이사를 알아봤던 한해이기도 하다. 실제 1분기 레드핀닷컴 이용자 중 31.5%는 타 도시의 집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6%보다 늘어난 것으로 2017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였다. 원격근무로 출퇴근 압박에서 벗어난 것이 주된 이유이고 이밖에 교외 등 다른 도시로 떠나 더 큰 집을 장만하거나 더 많은 야외활동을 하거나 더 좋은 날씨를 즐기려는 목적도 있었다. ▶럭셔리 주택 판매 급증 상위 10%에 드는 럭셔리 주택의 2분기 중간값은 25.8% 상승한 102만500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중간 가격대 주택의 상승률 16%, 저렴한 가격대 주택의 상승률 13.2%를 압도한 수준이다. 럭셔리 주택의 높은 가격 상승세는 올해 증시 호황으로 부를 축적한 바이어들의 가세로 가능했고 기존 보유 주택의 가격이 오른 점을 활용한 경우도 많았다고 레드핀은 분석했다. 류정일 기자주택시장 최고가 올해 주택시장 사상 최단 주택 중간값